[현장 카메라]이슬람 사원 신축 갈등…판결도 못 막는 불안

2022-08-22 469



[앵커]
국내에 거주하는 이슬람 교인, 이제 20만 명 정도 됩니다.

여러 지역에서 이슬람 사원이나 시설 건축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분쟁이 생깁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제 뒤로 보이는 곳은 이슬람 사원 건축 현장입니다.

뼈대만 세워놓고 주민 반대로 1년 6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건데요.

무슨 사정이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주민 수십 명이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입니다.

시멘트를 옮기는 공사 인부와 무슬림 유학생을 향해 소리도 지릅니다.

[현장음]
"자재 반입이 웬 말이냐!"

공사 재개를 반대하는 겁니다.

비좁은 주택가 골목에 신축 사원까지 들어서면 주변 가구들의 불편이 커진다는 이유입니다.

지금은 공사장 옆 건물을 임시 기도실로 쓰는데 주민들은 소음 피해를 호소합니다.

[김모 씨 / 주민]
"새벽 5시 안 돼서부터 오는 거야. 집집마다 창문을 못 열어요. 하루에 다섯 번. 오면 최하로 30~40명씩 옵니다."

교인은 대부분 인근 대학 무슬림 유학생들.

약 200명이 재학 중인데, 매일 다섯 번씩 모여 기도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무아즈 라작 / 무슬림 유학생]
"모스크(이슬람 사원) 문제라고 하지만 우리 종교를 헐뜯고 있습니다. 지난 시위에서 우리를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는데 실망스러웠습니다."

구청은 건축을 허가했으면서도 주민 민원 때문에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이 명령이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건축주가 이 판결에 따라 공사 재개를 준비하자 반대 시위도 본격화된 겁니다.

[임티아즈 마흐무드 / 무슬림 건축주]
"오랫동안 여기서 기도해왔는데 주민들과 충돌이 있었던 적이 없습니다. 우리를 친구로, 이웃으로 받아주길 바랄 뿐입니다."

주민들은 미흡한 행정에도 분통을 터뜨립니다.

[김정애 / 비상대책위 부위원장]
"정부가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해서 주민과 상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지. 인력만 모아와서 대학교에 채워놓고, 공장에 채워놓고."

[대구 북구청 관계자]
"구청에서 매입을 해서 그 부지에 대해서 공공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고 제시를 했는데…. 사실상 중재가 잘 안 되더라고요."

경기 연천군에서도 이슬람 단체가 야영장 신축 공사를 시작했는데, 주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임모 씨 / 경기 연천군]
"결국은 이슬람 사원이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상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결국 연천군은 더 이상 공사를 못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연천군청 관계자]
"군민이 4만 3천 명 정도 돼요. (반대 성명서가) 2만 얼마인가 들어왔어요. 이것만 가지고 불허될 수 있는 사유는 아니지만 고려할 사항은 됐다고 보여요."

국내 거주 중인 이슬람교 교인은 약 2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면서 분쟁도 계속되는 상황.

[이희수 /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문제 초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갈등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구가 만들어졌으면 좋을 것 같고요."

다문화시대 종교 분쟁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또다른 숙제가 됐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영상취재 : 김건영


정다은 기자 dec@ichannela.com